하나은행, 기업대출 늘려 올해도 1위 노린다

입력 2023-05-11 17:49   수정 2023-05-12 01:15

대기업 대출을 앞세워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위 은행에 오른 하나은행이 올해도 대출자산 확대에 나섰다. 고금리 여파로 줄어들고 있는 가계대출을 기업대출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확대 전략에 은행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부실 가능성이 낮은 우량 대출자산 증대를 통한 안정적 수익 확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량 대출자산 늘려라”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올 1분기 대기업 대출 잔액은 22조2130억원으로 작년 4분기(19조6490억원)보다 13.0% 늘었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과거 대기업 거래 비중이 높았던 한일·상업은행이 합병해 기업금융에 강한 우리은행(9.87%)은 물론 국민은행(5.41%), 신한은행(4.15%)의 대기업 대출 증가율을 웃돈다.

대기업 대출 확대 효과로 하나은행의 1분기 전체 원화 대출금 잔액도 274조4630억원으로 전분기(273조9720억원)에 비해 0.17% 늘었다. 4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0.05%)만 대출금 잔액이 소폭 늘었을 뿐 국민은행(-0.58%)과 우리은행(-0.77%)은 전분기에 비해 축소됐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중심 대출자산 확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5% 증가한 9707억원을 기록하며 국민·신한은행(9315억원), 우리은행(8595억원) 등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하나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18.8%로 우리(12.3%)·국민(9.7%)·신한은행(8.1%)을 앞섰다.

하나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배경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1등 전략’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함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가운데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느냐”며 각 사에 1등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올해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우량 자산 증대를 통한 1등 은행’을 목표로 대기업 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몸집 불리기’…건전성 우려도
하나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빠르게 늘려가자 위기감을 느낀 다른 시중은행도 대기업 영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지난 4월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14조6742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30.8% 증가했다. 한 4대 은행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하나은행이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에까지 공격적인 ‘금리’와 ‘대출한도’를 제시하면서 일부 고객사가 이탈한 상황”이라며 “최근엔 대기업들도 대출 시 금리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올 2분기에도 대기업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력 회사채(한전채)와 은행채 등 신용등급 AAA의 우량 채권 발행이 계속되면서 채권시장에서 일반 회사채의 선호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어난 대출의 건전성 관리다. 4대 은행의 1분기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1~0.12%로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0.21~0.41%)과 전체 대출 연체율(0.20~0.28%)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나은행은 대기업 연체율이 작년 4분기 0.03%에서 올 1분기 0.02%로 오히려 하락했다. 하지만 반도체와 화학 등 주요 제조업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기업 대출 확대가 무리한 외형 확장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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